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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간 -20도를 넘나드는 추위가 이어진 것이 원인이었겠지만...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만

따단....

온수가 안나와...... ㅠㅠ

폭설에 바람이 쎄게 부는게 어찌 불안불안 하더니만...

결국 우리집도 온수가 안나오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다.

다른 세상 얘기인줄 알았는디...

뭐.. 어쨌든

사태가 벌어졌으니 어찌되었든 해결은 해야하는데

이미 사람 부르기도 어렵게 밤이 어두워진지 오래된 터라 어쩔수 없이 내가 해결해야 했다.

이럴 땐 구글선생님 답을~!!!!

폭풍 검색... 이랄것도 없이 "겨울철", "보일러", "온수", "온수가 나오지 않아"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이것저것 정보가 나오긴 했다.

결론은 보일러 하단의 배관이 얼어버려서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

시간을 지체하면 밤이 더 깊어질테니까 빨리 시행에 옮겨 보기로 했다.

일단 인터넷 검색을 해서 나오는 답변은

1. 보일러 하단의 온수, 직수 두 개의 배관을 찾아서

2. 60정도의 따뜻한 물(너무 뜨거운 물을 갑자기 부으면 배관이 깨질 수도 있다고 함)을 붓던지

3. 드라이기 같은 전열기구로 배관을 녹이던지

하라는 답변이 많이 눈의 보였다.

참고로 우리집 보일러는 경동 나비엔 가스보일러 인데

하단이 이렇게 생겼다.

보일러 하단의 배관들

어떤게 온수, 직수 배관인지 찾아서 녹이면 끝나는 문제라고 생각했고

나비엔 보일러의 경우는 왼쪽에서 3, 4번째 그러니까 오른쪽 두 배관이 온수, 직수 배관이러는 것이었다.

앞에 나와있는 두 개의 배관은 가스배관과 물빠짐 호스니까 관계없고(근데 물빠짐 호스 내부도 얼 수 있음...  ㅠㅠ)

드라이기를 가져다가 오른쪽 두 개의 배관에 대고 녹이기 시작했다.

이제 금방 온수가 예전처럼 콸콸 나올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드라이기를 이리저리 옮겨가면서...

하지만...

그 때는 몰랐다... 이것이 배관 동결과의 전쟁의 시작이 될 줄은....

괜히 사족이 길어지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날 드라이기를 사용해서  배관을 녹이는 작업은 실패~~!!!

그냥 찬물 끓여서 대충 씻고 잠.... ㅋㅋㅋㅋ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바로 보일러 배관 녹이기 작업을 하려고 했으나

그나마 좀 기온이 올라가는 점심때쯤 작업을 하는 게 좋을거 같아서

넷플릭스나 보면서 좀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일찍부터 작업 시작할껄.... ㅠㅠ

쨌든

점심때쯤 다시 작업을 하려고 이것저것 검색을 하다가 생각이 든건데

위에 사진 상태처럼 보온재가 쌓여진 상태로 드라이기를 쐬이면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밑에 철판을 들어내고 보온재를 다 벗겨내가 작업을 하기로 맘을 먹음. ㅎ

배관이 일자가 아니고 휘어져 있음... ㅠ

철판을 치우면 이런식으로 되어있는데, 역시 보온재가 오히려 드라이기의 열기를 차단하고 있는 듯 했음.

그래서... 보온재를 벗기기 시작했는데... 이게 벗겨내고 벗겨내도 계속 나와...

참고로 경동나비엔의 공식 동결 시 대처방법은 다음과 같다.

  • 동결 예방 기능으로 온수 배관은 사고예방을 할 수 없습니다.
  • 배관 단열상태를 점검하고 노출된 배관은 보온재를 이용하여 단열해 주세요.
  • 온수가 결빙되어 나오지 않을 경우, 가스보일러 밑에 있는 왼쪽에서 세번째와 네번째 배관을 온수가 나올 때까지 60˚C 미만의 온수 또는 열기(헤어 드라이기 등)로 녹여주세요.
  • 갑자기 뜨거운 물을 부으면 배관 균열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60˚C 미만의 온수로 녹여주세요.
  • 그래도 온수가 나오지 않을 경우, 가까운 설비업체에 해빙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해도 거의 다 위에 말을 복/붙 하는 수준의 답변들이 많아서 현실적인 도움은 안되는 편...

위 답변 그 어디에도 보온재를 벗겨내라는 말은 없다... 쩝...

다시.... 작업을 이어가서

뭐... 여러가지 겹겹이 싸여져 있는걸 벗겨내다 보면 이렇게 되어 가는데....

아직도 벗겨낼 게 남았다...

은근히 보온재로 많이도 쌓여있는데도 얼어버리다니.....

암튼... 오른쪽에 빨간색으로 덮여져 있는부분은 난방쪽으로 이어지는 배관이라 관계가 없고

왼쪽으로 보이는 두개의 노란색 배관이 온수, 직수 배관이 되겠다.

보온재를 다 벗겨 내 보면 4개의 관 중에 난방쪽 배관과 온수,직수 배관은 굵기(?) 차이가 난다.

직접 보면 헷갈릴수는 없는 듯함.

암튼!! 요놈들을 녹이면 문제는 해결~~~!!!

곰팡이 안습..... ㅠ

녹아라 얼음들아~~~

10분 경과(체감상).....

뜨거운 물 안나옴

30분 경과(역시 체감상)

...... 뜨거운 물 나올 기미도 안보임

음..... 얼마나 더 해야 하지...

검색 해 보면 녹였다는 후기들도 얼마나 했는지 나오질 않네....

1시간 경과(물론 체감상)

추운데 계속 쪼그리고 않아있으니 몸이 점점 굳어지는 느낌이다...

목이랑 허리도 아프고... 근데 왜 온수는 나올 기미가 안보이는건지....

 

.

.

.

포기할까....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 때 쯤

경동나비엔의 공식답변 중 60도의 따뜻한 물로 녹여보라는 말이 생각이 났다.

주전자에 물을 끓여서 부여보자... 이래도 안녹으면 안되지....

잠시 휴식도 취할 겸 해서 주전자에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쳐다보는 물은 잘 안 끓는다고 했던가... 이거 누가 제일먼저 얘기했는지는 몰라도 이거 진짜임.. 레알

암튼....

끓는물을 직접 부으면 배관에 균열이 갈 수도 있다고 했으니 컵에 물을 따라서 좀 식힌다음에 부어봤다.

결과는~~~????

온수 안나옴.... ㅋㅋㅋㅋㅋ ㅠㅠ 온수 나올 기미가 1도 안보임.... ㅋㅋㅋㅋ ㅠㅠㅠㅠ

희망이 없이 끝이 보이지 않는 작업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포기하고 싶게 만든다.

하지만 이 추위에 또 물 끓여서 씻을 수는 없지않나... 잠시 머리속 맷돌을 굴려보기로 했다....

그래, 수건에 따뜻한 물을 적셔서 감싸볼까?

수건이 금방 차가워졌다... ㅋㅋㅋㅋ 효과는 미비했다...

여러가지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차에 노란색 배관을 연결하는 부위에 플라스틱으로 된 연결부위가 있는 걸 발견하고

힘을 좀 줘셔 돌려 봤는데 이게 돌아가네 ㅎㅎㅎㅎ

노란색 배관과 보일러가 연결되는 부위였는데 이걸 분리하면 배관의 안쪽을 볼 수가 있다.

배관에는 물이 고여있었는데 아마도 아래쪽 어딘가가 얼어있는 관계로 물이 통하지 않은 걸로 보였다.

그래서 여기다가 직접 따신물을 부어보기로.... ㅋㅋㅋ

결과는? 역시...  실 To The 패....

지금까지 뻘짓을 하면서 경험치 좋된 레벨이 쌓여 거의 만렙에 도달할 지경이 되자

처음으로 작업을 시작한 1시경에서 현재는 이미 6시가 다 되어가고 해는 뉘역뉘역지고 있었다.

해가 지면 답이 안나와서 오늘 마무리하고 내일을 기약하자라는 마음으로 거의 포기하고

보일러 배관들을 보니... 이걸 다시 보온재로 감싸고 둘러싸고... 반복작업을 한 다음

내일 또 이걸 벗겨내고.... 또 벗겨내고... 드라이기 녹이고.... 또 다시 보온재를 감싸고 할 생각을 하니

머리속이 아득해져 버리는 것이... 이 작업을 또 하는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음.

마지막으로 1시간만 빡쎄게 녹여보자라는 마음으로 배관의 바닥쪽 부터 집중적으로 드라이기를 쐬어봤다...

배관을 대충 몇 개의 구간을 나누고 한 구간마다 10~15분정도? 꾸준히 드라이기로 녹여 보기로...

.....

...........................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래도 온수가 나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자리를 정리하려고 할 때 쯔음!!!

깨끗한 설거지 앞으로 잘 하겠습니다.... 엉엉 ㅠㅠ

온.수.폭.발!!!!!

사진이 뿌연것이 온수 때문인지 내 눈물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의도치 않게 수도꼭지에 인증샷까지 남기면서 오늘의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ㅠ

하지만.... ㅋㅋㅋㅋ 끝났게 끝난게 아님 ㅋㅋㅋ

뒷정리가 남음

조립은 뭐다?

분해의 역순 ㅋㅋㅋㅋㅋㅋ

배관들 옷 입히기

아직 조립을 해야하는 일이 남았지만

온수가 나오는 이상 마무리 작업은 휘파람이라도 불면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실제로는 온몸이 얼어서 휘파람은 못 불었지만 ㅋㅋㅋ

쨌든 요래요래 다시 보온재를 감싸고 돌돌돌 말아주는 작업을 반복하면

뭔가 같은 사진인 것 같지만 기분탓임

짜잔~!

작업 끝~!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 했다가 대략 6시간이 날라가버린 대 작업~!

하지만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거겠지... ㅋ

이런일이 또 일어나면 절대!!! 안되겠지만 그래도 한 번 경험을 해 봤으니

다음에 배관이 얼 경우에는 지금 보다 훨씬 수월하고 빠르게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ㅎㅎ

마무리하는 멘트가 좀 없긴 한데

암튼

즐거운 겨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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